어느덧 수술받은 지 5개월, 항암 치료를 시작한 지도 5개월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갔지만, 제 몸은 아직도 수술 부위인 서혜부의 감각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채 머물러 있습니다. 처음에는 덤덤하게 받아들이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돌아오지 않는 감각은 제 마음까지 움츠러들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다시금 병원에서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렇게 저는 전주 W한방병원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많은 병원을 알아보던 중, 여성 암 환자를 위한 전문적인 시설과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이곳에 마음이 끌렸습니다. 일반적인 한방병원이 교통사고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는 것과 달리, W한방병원은 여성 질환 및 암 환자 전용 병원이라는 점이 큰 안심을 주었습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온전히 회복에 집중하고 싶었던 저는, 다인실 대신 1인실을 선택했습니다. 이 작은 결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큰 스트레스를 덜어낸 기분이었습니다.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찾는 시간, W한방병원에서의 하루
W한방병원에서의 생활은 마치 요양원처럼 짜임새 있는 일정을 제공했습니다. 쉴 때는 편안하게 쉬고, 치료받을 때는 집중적으로 치료받는 방식 덕분에 하루하루가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갔습니다. 단순히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면 자칫 우울감에 빠지기 쉬웠겠지만, 적절한 활동과 치료의 병행은 제게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전주천변의 풍경은 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패딩을 입고 병원에 들어왔는데, 어느새 창가에는 봄꽃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비록 꽃샘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곧 퇴원할 때쯤이면 따뜻한 봄날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병원 내에는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 시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족욕 시설은 순환 개선에 필수적인 요소였고, 아직도 발이 저린 저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꾸준한 관리가 몸을 예전으로 되돌리는 유일한 방법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허리가 아플 때는 안마의자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고, 매일 러닝머신을 이용하며 건강을 관리했습니다. 5층에는 환자들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이 잘 갖춰져 있어, 면회 온 지인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마치 가뭄에 단비처럼 찾아와준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 병원 생활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환자 전용 PC와 커피 머신, 다양한 차, 그리고 정수기까지. 이곳에서는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디카페인 커피밖에 마실 수 없다는 현실이 조금 서글펐지만, 커피 향기만으로도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맞춤형 치료와 따뜻한 보살핌, 회복을 향한 발걸음
회복을 위한 노력은 다방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고형암 환자로서 네오써머스 고주파 온열 치료를 꾸준히 받았습니다. 50분간 따뜻하게 유지되는 온열감이 몸 깊숙한 곳까지 스며드는 듯한 느낌은,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원리를 이용해 항암 및 방사선 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핵심 보조 요법이라는 점에 깊은 신뢰를 더했습니다.
이와 함께 매일 한방 치료를 통해 약해진 부위를 집중적으로 관리받았습니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것은 제가 간절히 바라왔던 통증 치료였습니다. 시간적, 심리적으로 큰 도움을 받은 이 치료 덕분에 외래 진료까지 이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항암 치료로 인해 약해진 몸을 위해 고용량 비타민 투여도 병행했으며, 무엇보다 맛있고 영양 가득한 식단은 식사 시간을 기다려지게 만들었습니다. 마치 여고 시절 급식 시간처럼 말이지요.
방 안에서 잠들기 전 답답함을 느낄 때면, 센스 있게 설치된 조명등이 은은한 빛을 밝혀주어 편안함을 더했습니다. 주말에는 알콩 씨가 보리차를 가득 끓여와 병문안을 와주기도 했습니다. 11일간의 알찬 치료와 영양 가득한 식사를 통해, 저는 제법 몸을 회복하여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한 달간의 병원 생활 중 이곳에서 보낸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맞는 요양병원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에, 이곳에서 치료에 집중하며 잘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암과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잘 버티고, 잘 먹고, 힘내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합니다. 전주 W한방병원에서의 경험은 제게 단순한 치료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희망을 잃지 않고 회복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보살핌과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해준 이곳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